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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
    사유 및 독후감 2021. 9. 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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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

    -김보영 외 3

     

    네 명의 작가가 각각 태양계라는 주제에 맞추어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라는 결론을 끌어낸 작품들의 모음집이다. SF 단편 소설들로 재미있었던 작품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작품도 있었지만, 대체로 만족스러운 선택과 독서였다.

     

    너무 과도한 설정과 불친절한 설명으로 읽는 재미가 떨어지는 작품도 있었다. 분명히 소설은 소설만의 요소가 부각될 때 더 아름다워지고 재미있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중반에 다다르도록 뭐가 뭔지조차 알기 어렵도록 복잡하게 만들어낸 설정은 작가의 의욕에 반비례하는 완성도와 재미를 가져왔다. 네 번째 작품인 듀나작가의 두 번째 유모가 그런 소설이었다.

     

    반면에 그런 소설만의 요소를 잘 활용하여 긴장감과 몰입을 잘 모아서 터뜨려 준 소설도 있었다. 세 번째 작품인 김보영작가의 얼마나 닮았는가가 그런 작품이었다. 소설이 어떻게 여타 다른 시각적 컨텐츠와 다른지에 대하여 장점을 모아서 재밌게 만들어준, 그야말로 작품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글이었다.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이 있다. 그게 내가 계속 사로잡혀 있던 생각이었다. 문제는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을 내가 알아낼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애초에 모르는 것을 안다는 말부터 앞뒤가 맞지 않는다.”

     

    우리는 글을 보며 상상을 한다. 그 상상은 사람들마다 다를 수밖에 없지만, 동시에 작가가 우리에게 던져준 배경의 묘사와 등장인물들의 대사로 이루어지기에 훌륭한 작가라면 이것을 자신의 의지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이끄는 과정에서 김보영작가는 독자의 선봉에 인공지능 AI ‘을 세워서 함께 알아가도록 만들었다. 우리가 글이라는 한계로 보지 못하는 것과, 인공지능 AI 훈이 보지 못하는 것을 묘하게 조화시켜서, 마침내 훈이 그것을 알아내게 만들었을 때, ‘!’라는 탄성이 터지게 만드는 이해와 공감의 쾌감은 소설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는 것을 보여준다.

     

    재미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네 개의 작품 중에 절반 정도는 정말 재미가 없었지만, 세 번째 작품 하나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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