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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기증?

 

내가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용어가 입에 잘 붙지 않는데, 라떼 용어로 골수 기증을 하고 왔다.
다 끝내고 퇴원할 때 담당 코디네이터(?)분이 요즘 기증을 잘 안 하려고 하고 한다고, 그리고 기증하기로 했다가 안 한다고 해서 죽는 사람도 생긴다고 하더라.
아니 이게 뭐라고?
호텔 같은 병원 1인실에서 2박 3일 잘 자고 왔는데 끝났다.

 

10년 만에 연락이 왔다.

명동성당 지하였나?
가보면 짭퉁 교보문고 같은데가 있다.
여러가지 서적과 문구류를 파는 섹터, 빵과 커피를 파는 섹터, 그 외 기타등등 섹터가 있는데 그 중에 ‘한마음한몸 운동본부’라는 곳에서 등록했던 걸로 기억한다.

등록을 위해 피를 아주 조금 뽑아갔는데, 10년 동안 연락이 없어서 관리 소홀로 내 유전자를 잃어버렸나 싶었음.

근데 딱 10년만에 연락이 왔다


왜 10년만에 연락이 왔냐고 물어보니까,
애초에 유전자형이 맞는 사람 자체가 드물단다.

그래서 처음에 등록한 피로 유전자형의 앞부분만 등록한 다음에 앞부분이 일치하는 사람이 나오면 정밀 검사를
위해 한번 더 피를 뽑게 된다.

 

그래서 첫번째 검사 결과는?


아쉽게도 꽝이었다.
아니 80%인데 기증이 안 된다고?
이번에 알았는데 가족이 아니면 100% 일치가 떠야 기증을 받을 수 있단다. 그래서 기증자를 찾기가 더 어렵다고.
뭐 안 된다는데 어쩔 수 있나.
그냥 포기하고 있었는데 얼마 뒤에 다른 기관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위의 대화 내용 중 ‘유전자형 정밀 검사 결과는 질병관리청에 10년간 보관할 예정’이라고 써 있는데, 이때서야 내 유전자형이 다른 기관들과 공유 되었나 싶었다.


두번째 검사와 100% 일치

검사하고 한달 쯤 지나서인가? 다른 기관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공유된 정보를 조회해 봤는데, 적합률이 높은 신청자가 있어서 연락한다고, 다시 한 번 더 검사해 줄 수 있냐고 물어보더라.

또 내과에 가서 피를 좀 뽑고 기다렸다.

 

 

100% 일치!

기증 의사가 있는지 또 한 번 더 물어왔다. 난 OK


그리고 이런 저런 검사를 하고 공짜 건강검진도 받고 디데이가 다가왔다.


주사

택배로 보내주는데, 아이스박스에 담겨온다. 이거 냉장보관이다.


입원하기 며칠 전에 이런 주사뭉치가 세 덩어리 배달온다.
기증하는 병원이 가까우면 직접 가도 되는데, 난 거리가 좀 멀어서 이렇게 주사제를 보내주더라.

이게 뭔가 하면, 원래 조혈모세포를 골수라고 했듯이, 예전에는 골수를 엉덩이 뼈를 뚫어서 뽑았다(더라).
이젠 기술이 좋아져서 피에서 뽑을 수 있게 됐는데, 이 주사를 입원 전 3-4일부터 매일 맞아서 조혈모세포를 피에 녹여내는 거라고. 그리고 조혈모세포를 많아지게 만드는 주사제도 포함되어 있다.
저 한 봉지에 주사가 3개. 즉, 하루에 맞아야 할 주사가 3대… 그걸 3일 동안… 코디님 이런 말씀은 없으셨잖아요

난 저걸 들고 동네 내과가서 사정 설명하고 놔달라고 했다.

좋은 일 한다고 진료비도 안 받으시더라. 덕소 한사랑내과 감사합니다.

 

 


기증

 

별거 없다. 그냥 누워서 유튜브 좀 보다가 자다가 하면 끝난다. 한 4시간 쯤 걸리는게 지루할 뿐이지 뭐 없다 진짜.

저걸로 내 피를 뽑아낸 다음에, 이전 4일간 주사제를 통해 많이 생성되고 피로 녹아든 조혈모 세포를 걸러내고 다시 내 몸에 넣어준다. 투석이랑 비슷하려나?

근데 일단 내 피가 저 기계에 들어갔다 나오기 때문에 혹시나 피가 식어서 체온이 떨어질까봐, 자꾸 말을 걸어온다...

잘 자고 있는데 한 시간마다 깨우심

 

그리고 끝. 진짜 뭐 없다.

 

다만 내 경우 약간의 부작용이 있었는데, 피를 만들어내는 '조혈모세포' 뿐만 아니라 백혈구도 많이 생성되었는데

그 수치가 일반 성인 남성 기준치 10배라더라ㅋㅋㅋㅋ 그리고 저 걸러내는 과정에서 혈소판도 많이 딸려 가버려서 혈소판은 기준치 미달.

 

그러니까 한동안 다치면 피가 잘 안 멎고 염증이 나면 과민반응이 올 수도 있다고 겁 주시더라.

근데 기증한 뒤로 일 때문에 여기저기 까지고 몸살도 나고 했는데 별거 없었다.

말 그대로 '그럴 수도 있다' 정도인데 일단 고지해야 하니까 말해준 느낌.

 

 

피를 몇번 뽑느냐?


난 7번 쯤 뽑은 것 같다.

1. 기증 등록할 때 한 번.(소량)
2. 유전자형 일치를 확인하기 위한 정밀 검사용 채혈 한 번
3. 내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한 대학병원 공짜 건강검진 때 한 번
4. 입원 직후 다시 한 번 검사를 위해 한 번. 이때부터는 혈관에 수도꼭지?를 달아놔서 바늘이 새로 들어온 적이 없기 때문에 솔직히 잘 기억이 안 난다.
5. 조혈모 세포 기증을 위한 본격적인 채혈 한 번(경우에 따라 두 번이 될 수도 있다)
6. 기증 이후, 퇴원 전, 내 혈액 건강 상태를 보기 위해 한 번
7. 기증 2주 후 혈액 상태가 회복 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한 번 더.

 

 

후기

 

주사제('조혈모세포 증가 및 혈액에 녹아드게 만드는, 기증 전 4일 동안 맞는')를 맞기 시작한 뒤부터 한동안 약간의 몸살기운이 있긴 했는데 그다지 힘들 것도 없었고 아프지도 않았다. 

근데 퇴원 수속을 밟는 중에 담당 코디네이터로부터 이걸로 한 사람을 살렸다고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니 민망하더라.

난 별거 아니었다고 말했지만, 이 별거 없는 걸 하는게 참 쉽지 않다고.

 

궁금해서 퇴원 후에 검색해 봤는데,  이 별거 없는 일이 잘 안 돼서 죽는 사람들이 꽤 있단다.

애초에 유전자형 적합도?가 일치하는 사람부터 찾기가 쉽지가 않고, 이런저런 유언비어들이 많아서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는데, 이거 중간에 마음을 바꾸면 큰일나는 일이다.

마음을 바꿀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안 한다고 의사 표시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

중간에 마음을 바꾸면, 아프지만 더 살 수 있었던 기증받길 기다리고 준비하던 사람이 바로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조혈모세포는 말 그대로 피를 만들어내는 세포다. 이걸 어떤 사람이 기증받을까?

피를 만들어내는 것에 문제가 생긴 사람들, 혹은 스스로 만들어낸 피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다.(대표적으로 백혈병)

이런 사람들이 병을 치유하기 위해 기증을 받는다는 건 당연히 그 피를 만들어내는 세포를 싹 다 바꿔버리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까 기증받길 준비하는 중에, 원래 가지고 있던 피를 만들어내는 세포를 전부 제거하는 과정이 들어간다.

그런데 기증자가 중간에 포기하면?

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사람은 그냥 죽는거다.


실제로 기증자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가족들이 찾아와서 강제로 끌고간 사례들이 있다고 한다.

일단 입원을 했다면, 일정상 다음날 기증이 이루어지는데,

그건 기증받을 사람은 이미 기증받기 위해 자기가 피를 만들어낼 조혈모세포를 완전히 들어냈다는 의미다.

그러니까 사람 죽인거다.

 

처음부터 기증할 생각이 없는 것? 그럴 수 있다.

근데 기증한다고 말했다가 중간에 마음을 바꾸는 것? 이건 '그럴 수도 있지'라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거 반드시 사람을 죽이는 일이다. 말 그대로의 의미로 살인. 

그래서 이 기증절차 중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기증할 마음이 있는지 끊임없이 지겹도록 물어본다.

배우자나 가장 가까운 가족의 동의도 반드시 필요하다.

 

 

'노오력'이 필요없는 달란트 두배 이벤트

난 일단 종교를 가지고 있어서 '나이스'란 마음으로 기증할 수 있었다. 

내가 이걸 위해 무슨 노력을 하거나 엄청 아까운 무언가를 희생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자다 나와서 며칠 컨디션 떨어지는 걸로 사람 하나 살린다고? 

그리스도교 식으로 말하자면 말 그대로 달란트를 두배로 늘린 것.

개꿀 파격 200% 보상 이벤트

 

그래서 기증 후에 찾아보던 후기들 중에 부정적 후기를 남긴 사람들의 글에서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요약해보면 '좋은 마음에 기증하려 마음 먹었지만 대접이 시원찮고 불편한게 많아서 기증한 걸 후회'한다고.

음... 병신인가

그걸 왜 남한테서 찾나

 

아무튼 나는 추천.

아무것도 노력한 게 없는 것에 비해서 말도 안 되게 가치있고 자존감 올리기 쉬운 이벤트다.

"난 살면서 사람 하나 살려봤다."(ㅈㄴ 아무것도 안 했지만)

 

 

P.S.

만약에 흡연자라면, 병원에 입원하러 들어가기 전에 꼭 피우고 들어가라.

기증 전날엔 담배 피워도 된다고 했다. 근데 일단 입원하면 못 나간다.

이거 말 안 해준게 유일한 불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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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왜 제목에 Re가 붙냐면, 거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얼마 없는 벌들 일단 다 합사/합봉 해줬다.

유튜브에 보면 어떻게 하는지 잘 나온다.

분무기에 소주 넣고 뿌려주니 안 싸우고 잘 붙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하루가 지나자 집나갔던 여왕벌만 빼고 대부분의 벌들이 집으로 돌아왔더라.

아마 객사하신 듯...ㅠ

 

7월 1일 새로운 여왕님을 모셔와서 넣어줬다.

여왕벌이 가출한지 5일차. 신나서 달려오는 모습에 속아서 미리 열어주면 안 된단다.

만으로 하루를 꼬박 지낸 뒤에 열어줬더니 잘 섞여들었다.

 

 

전 여왕님은 꼬리가 일벌들과 똑같이 노란/검은색 줄무늬라 찾기 어려웠는데

이번에 모셔온 분은 새까만 것을 보아하니 족보가 있는 분인 것 같다. 찾기가 쉽다!

 

그리고 알도 잘 낳는다. 일벌이 적어서 그 알들을 모두 케어할 수가 없다는게 문제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벌 키우기를 시작하고 싶다면 벌은 꼭 벌통채로 사와서 시작해라.

작게 키우고 싶다고 벌 500마리에 왕대 하나 사와서 쌩 벌통에 쏟아 부으면 나처럼 망하는 거다.

 

7월 1일 새 여왕님 합사

7월 14일 새 여왕님 산란

8월 초 새 일벌들 출방

 

 

 

벌써 8월 중순인데... 이제 무밀기(꿀이 안 들어오는 시기) 시작인데 얘들이 세력을 불려서 겨울을 날 수 있을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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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7일 여왕벌이 가출을 했다.

 

얼마 되지도 않는 벌들을 데리고 탈주.

딱 저거 두배만큼 남고 다 데리고 도망갔다.

태어난지 얼마 안 되는 녀석들과 어디 나갔다가 돌아온 놈들만 남아있는 느낌.

뭐 어쩌겠나. 있는 것들이라도 살려야지...

벌들이 왜 도망갔는지, 처음부터 시작한다면 어떻게 했어야 했겠다 싶은 것들을 정리해본다.

 

왜 나갔을까?

난 당연히 분봉을 나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새로운 여왕벌을 분양 받으러 간 양봉장 형님이 절대 그럴리가 없다고 하셨다.

왕대도 안 만들고 집을 버리고 나간다고?

그건 토종벌들 한테는 종종 일어나도 양봉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아마 여왕벌이 병에 걸려서 나갔을 거라 추측하셨는데,

짐작 가는 일이 너무 많았다.

 

1. 벌들이 너무 적었다.

2. 환경이 그리 좋지 않았다.

3. 온/습도 관리가 전혀 되지 않았다.

 

누군가 벌을 키워보고 싶은데 검색해 보다가 이 글을 읽게 되었다면 

진심으로 당부한다. 

벌은 벌통채로 사와서 시작해라...

 

작게 키우고 싶다고 나처럼 500마리에 왕대 하나 달아놓으면 벌들이 제대로 살 수가 없다.

벌통의 크기와 밀도가 중요하다.

벌이 뭉쳐있는 걸 '봉구'라고 하는데,

벌통 안의 벌들도 벌통의 크기에 맞게 일종의 봉구를 형성해야

자기들끼리 붙어서 온/습도를 유지하고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

벌은 개체가 아니라 군체로써 한 생명체라는 말을 이제야 좀 알 것 같다.

벌은 일단 수가 많아야(공간에 비해 밀도가 높아야) 건강하다.

 

온/습도 관리가 전혀 안 되어있다.

 

올 여름은 초반에 유난히 더웠다. 위 사진은 6월 초에 찍은 영상에서 캡쳐.

벌통 내부 온도가 43도까지 올라갔었는데 당연히 나가고 싶지...

벌들이 알과 애벌레를 양육할 때 필요한 벌통 내부의 적정 온도는 33~36도라고 한다.

하지만 옥상 바닥 페인트 색이 하얀색이라는 점이 문제가 되었다.

빛을 몽땅 반사해서 벌통에 쬐여주니 온도가 안 올라가고 버틸 수 있을리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벌들이 다 도망가고 나서 타프를 쳐줬는데 온도가 잡혔다.

 

다이소에서 산 5천원짜리 타프(?)다.

이걸로 비바람도 햇빛도 다 해결 되는데 왜 미리 안 했을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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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ny e-mount 전용

 

작업 과정은 이전과 같음. 같은 크롭계열이라도 카메라 회사마다 기종마다 조금씩 초점이 안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건 sony e-mount용 렌즈 컨버터. 내 카메라는 NEX-5T다.

 

 

* 초점이 제일 잘 맞은 사진들 예시

 

아마도 최적의 초점거리는 1-2미터 이내의 어딘가.

 

날씨와 피사체의 거리에 따라 심한 화질 차이를 보여 줌.

 

 

더 이상 조절하기 귀찮아서 여기까지.

 

3d 도면 링크 공유

https://www.printables.com/model/897210-disposable-camera-lens-on-sony-e-mount-conver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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