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로
유튜브에서 재미난 걸 발견했다. 난 처음 봤는데 양덕들은 이런 걸 자주 하는 모양이다. 관련 영상이 막 뜬다.
무슨 내용이냐면, 대충 일회용 카메라에서 렌즈를 적출하고, 렌즈교환식 카메라 바디 캡에 부착해서 사진을 찍는 영상이었다. 나도 해보고 싶었다. 이런 걸 어떻게 참을까.
출처 https://youtu.be/2ymKt4uhTOw
렌즈 적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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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임을 다 한 로모 심플유즈를 보내주기로 했다.
유튜버들은 모두 짜기라도 한 듯이 코닥 펀세이버라는 모델의 일회용 카메라를 사용하던데,
난 생각이 다르다.
싸구려 플라스틱 렌즈의 제왕은 단연 로모 카메라니까.
바디캡
고민이 생겼다. 난 남는 바디캡이 없는데..?
멀쩡한 정품 바디캡에 구멍을 뚫기가 좀 껄끄럽고, 무엇보다 난 저 사람들이 다 갖고 있는 전동 드릴이 없다.
그럼 바디캡에 구멍을 뚫기 위해서는 송곳과 사포 등으로 한 세월 동안 삽질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내가 만들어서 주문 제작을 하기로 했다.
싱기버스에서 캐논 바디용 캡의 3D 도면을 검색하고 다운받아서 윈도우 3D builder로 다듬어 주면 된다.
참 쉽죠?
3D 프린팅 대행업체를 검색해서 주문하고 2 영업일 뒤에 도착 👍
따란~
렌즈 장착. 설계한 16mm 구멍에 딱 맞다. 글루건이나 본드를 사용할 필요도 없다.
다만, 저 도색이 생각보다 완전 검은색이 아니고 약간 불투명한 검은색 느낌이라, 렌즈 주변부를 검은색 매직으로 칠해주었다.
그리고 테스트 촬영을 해봤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가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실패 및 그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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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거리가 10cm인 초접사용 렌즈가 되어버렸다. 저 거리를 넘어가면 아무것도 안 보인단 말이다.
애초에 일회용 카메라는 초점 범위가 무한대 아닌가?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내 생각이 짧았다.
피사체와 렌즈의 거리만 생각했지, 렌즈와 카메라 센서와의 거리를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플랜지백(flange back) 또는 플랜지 초점 거리(영어: flange focal distance)는 마운팅 플랜지(카메라에 설치된 금속링이자 렌즈의 뒷면)부터 필름판까지의 거리이다. 이 값은 카메라 시스템마다 다르다." - 위키백과 '플랜지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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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방안
DSLR이든 미러리스든, 디지털카메라에서 풀프레임 바디를 사려면 어마어마한 돈을 내야 한다.
최소 백만 단위부터 시작하는 게 풀프레임.
그런데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필름 카메라는 풀프레임이다.
왜냐하면 35mm 필름 사이즈가 풀프레임의 기준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일회용 카메라도 풀프레임 바디란 소리다.
싸구려 저렴이라 풀프레임이라는 개념 자체를 여기에 적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사용하는 카메라는 1.6배 크롭 바디.
센서가 작아진 만큼 렌즈와의 거리가 줄어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개 같은 양덕들. 어쩐지 쓰는 카메라가 전부 풀프레임이더라.
그래. 돈이 많으면 다 쉽겠지.
하지만 돈이 없는 난 박 터지게 계산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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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X:1,
풀프레임 대비 크롭 센서 면적 X 값은 0.625, 일회용 카메라의 플랜지백은 대략 25mm이니까 0.625 X 25 = 15.625 즉, 센서로부터 대략 15.625mm만큼 거리를 두고 고정시켜야 제대로 된 상을 볼 수 있다는 말이다ㅋㅋㅋㅋㅋ 내 DSLR의 플랜지백은 40mm가 넘는데, 15mm면 셔터에 닿을 거리다...
플랜지백이 짧은 미러리스에 장착해보려 했는데 마운트 어댑터를 끼우면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 어댑터를 빼면 마운트가 안 맞는다. 울고 싶었다.
아쉬운 마음에 대충 걸쳐놓고 사진을 찍어봤는데
응???
얼떨결에 성공
이제 결과물을 보자
사진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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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결과물
결과물에 대한 평가
사진의 화질이나 느낌이 15년 전에 가지고 놀던 토이 카메라 같았다.
싸구려 플라스틱 렌즈가 주는 느낌은,
불량 식품처럼 그것 자체는 좋은 게 아니지만 왠지 땡기고 그리운 느낌이다
사진과 영상만 놓고 보자면 화질의 편차가 심했는데,
이 렌즈를 쓸 땐 1~3미터 정도가 적정 촬영 거리인 듯하다.
약 2미터 정도의 거리에 있는 사물은 선명하지만 어느 정도 거리가 멀어지면 화질이 급감한다.
어설프게 줄로 고정할 필요 없이 렌즈를 장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새로 3d 파일을 편집하고 프린팅 하기엔 돈이 문제다.
정확한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시행착오를 여러 번 해야 할 텐데,
그동안 프린팅 업체에 줄 돈이면 3d 프린터를 하나 사겠다.
나중에 3d 프린터를 마련하게 되면 해봐야지.
또 그리되면 도면도 공유하겠다.
P.S. 여러 시행착오 끝에 ef-m 마운트용 도면을 뽑아냈다.
링크 첨부 : https://cuckoolander.tistory.com/22
P.S.2 여러 시행착오 끝에 소니 e 마운트용 도면을 뽑아냈다.
링크 첨부 : https://cuckoolander.tistory.com/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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